쓸모없는 지식이 이끌어 내는 무한한 가치

남성이 책상에 앉아 책을 읽으면 웃고 있는 모습

"There is much pleasure to be gained from useless knowledge."
(쓸모없는 지식에서도 우리는 많은 즐거움을 찾을 수 있다.)

 

영국의 수학자이자, 철학자, 사회 비평가였던 버틀랜드 러셀이 남긴 말이다. 아마도 지식의 본질적 속성과 지식을 탐구하는 과정이 지닌 무한한 가능성에 대해 말하는 듯하다.

당장의 효용성만을 기준으로 지식의 가치를 판단하는 것만큼 편협하고 교양 없는 행동도 없을 것이다. 심지어 이런 태도를 지닌 자가 지식의 효용성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을 리도 만무하다.

즐거움은 가치에서 나온다. 지식이 지닌 무한한 가능성의 가치를 알게 된다면, 그 어떤 지식에서도 즐거움을 구할 수 있는 것이다.

 

지식의 상호 연결성과 무한한 가능성

지식은 마치 거미줄처럼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하나의 지식은 다른 수많은 지식으로 향하는 관문이 된다.

이러한 지식의 연결성은 수많은 인류 문명사에서 끊임없이 확인되어 왔다. 순수 수학 이론으로 여겨졌던 비유클리드 기하학은 수십 년 후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의 핵심 도구가 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당시에는 '쓸모없는' 지식으로 여겨졌지만, 현대 물리학의 근간이 된 것이다.

 

지식이 지니는 잠재적 가치

겉보기에 무용해 보이는 지식이 혁신적 발견의 씨앗이 되는 경우도 많다. 페니실린의 발견은 실험실의 우연한 실수에서 비롯되었지만, 플레밍의 박테리아에 대한 '쓸모없는' 관찰과 호기심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처럼 지식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 현대의 인공지능 기술 역시 따지고 보면 순수 수학, 논리학, 철학 등 다양한 분야의 '쓸모없어 보이는' 지식들이 융합되어 탄생한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특히 흥미로운 것은 게임 이론이라는 수학적 개념이 경제학, 진화생물학, 심지어 국제 정치학에까지 적용되어 새로운 통찰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식 탐구의 본질적 가치

지식을 탐구하는 과정은 단순히 정보를 습득하는 것을 넘어, 우리가 세계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에 관한 새로운 관점을 제공한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의 우주에 대한 사변적 탐구는 당시에는 실용적 가치가 없어 보였을 수 있지만, 이는 현대 과학의 토대가 되었다.

 

고대 그리스인들이 학당에 모여 토론하는 모습

심지어 신화와 문학 같은 예술적 지식도 인간의 심리와 사회를 이해하는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 호메로스의 일리아드는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의 본성과 사회적 관계에 대한 깊은 이해를 담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고대 신화의 원형이 현대 심리 치료에도 활용되고 있으며, 다양한 기업의 조직 문화 교육에도 적용되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다.

 

미래를 약속하는 지식의 가치

현대 사회는 즉각적인 실용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지만, 역설적으로 가장 혁신적인 발전은 순수한 호기심에서 비롯된 연구에서 나온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양자역학은 처음에는 순수하게 이론적인 탐구였지만,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스마트폰, 컴퓨터, 각종 산업용 전자기기 등 기술 문명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생체모방 공학의 사례도 주목할 만하다. 나비 날개의 미세구조를 연구하는 것은 얼핏 실용성이 없어 보일 수 있지만, 이는 더 효율적인 태양전지 개발로 이어졌다.

또한 거미줄의 구조를 연구한 것이 초강력 섬유 개발의 영감이 되었다. 이외에도 자연에 대한 순수한 관찰과 연구가 혁신적인 기술 발전으로 이어지는 사례는 무수히 많다.

따라서 우리는 지식의 즉각적인 유용성보다는 그것이 열어줄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 오늘날 쓸모없어 보이는 지식이 내일의 혁신과 풍요, 무한한 즐거움을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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